TEXT. 이세정 (월간 <전원속의 내집> 편집장) PHOTOGRAPH. 변종석
01
도심 속 꼭대기층 빌라
야외 테라스가 딸린 나만의 전원주택
남편이 원한 뒷마당과 아내가 원한 전망,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키며 예산에 맞춘 집. 부부는 결국 연희동 오래된 마을에서 빌라 꼭대기층 집을 발견한다. 26년 된 16평짜리 작은 공간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했고, 공사 기획과 스케줄 관리, 업체 섭외까지 모든 공정을 부부가 고스란히 맡아 했다.
낮은 천장을 철거하니 경사진 박공지붕이 등장했고, 숲에 가려진 작은 뒷마당을 정비하니 멋진 데크 공간이 생겼다. 거실과 침실은 과감하게 오픈하고 사이에 블랙 프레임의 유리문을 설치해 블라인드만 달았다. 공간을 필요에 따라 합치고 분리하는, 가변적인 인테리어가 작은 집을 유용하게 쓰는 핵심 콘셉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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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도 하고 파티도 하는 테라스
빌라 꼭대기층은 뒷산 턱과 맞닿은 뒷마당을 갖고 있었다. 풀이 우거진 이곳을 정리하고 목재 데크를 깔아주니 야외활동이 가능한 부부만의 공간이 탄생했다. 부부는 지인들을 불러 식사를 하거나 가끔을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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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서 바라본 거실과 현관
현관 입구는 천장을 들어내고 나타난 작은 삼각형 공간을 그대로 살렸다. 현관 옆으로 드레스룸과 화장실이 이어지고, 거실 겸 식당은 오픈되어 있다.
02
싱글남의 투룸 오피스텔
주방, 거실, 침실이 하나 된 작업실 겸 집
같은 건물 지하에서 뮤직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집주인은, 주거공간이지만 음악 작업을 겸할 수 있는 아틀리에 같은 집을 원했다. 혼자 생활할 공간이기 때문에 굳이 벽과 문으로 공간을 막을 필요는 없었다. 오피스텔 형태의 투룸을 과감히 하나의 공간으로 터버리고, 다만 포인트 컬러로 차별화했다. 기존에 있던 책장을 파티션으로 변신시켜 침실에 안락한 느낌을 주고, 한쪽 벽 전체는 고벽돌을 시공해 개성을 더했다. 벽면에는 빈티지한 포스터와 새로 구입한 가구를 배치해 자연스럽게 영역을 구분했다. 집주인은 공간 어디서든 영감을 얻고 어디서나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경계가 허물어진 이곳에서 오롯이 자유를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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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남에 최적화된 주방
싱크대는 상부상 대신 나무 선반만 두어 깔끔하게 완성했다. 가구는 스카이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주고, 1인 가구 생활을 위한 작은 식탁과 가전으로 심플하게 채웠다.
03
자연 재료로 최소한의 공간 짓기
큐브를 이용한 트랜스포머 주택
프랑스의 젊은 건축가 3명이 만든 건축집단 RAUM에서 만든 프로젝트다. 집은 프랑스 뤼스반도(Rhuys peninsula)의 북쪽 해안. 바다 위로 걸쳐 있는, 숲 속의 작은 주거지역 가장자리에 지여졌다. 평범한 나무를 주재료로, 외관 역시 얇은 판재를 세워 마감해 심플하다. 이 집이 특별한 이유는 독특한 방법으로 내.외부를 연결한 방식때문이다. 1층에는 바퀴가 달린 박스 형태의 침실 공간을 만들어 날이 따뜻하고 볕이 좋은 날은 데크로 가져가 낮잠을 잘 수도 있다. 정원과 마주한 테라스나 마당에서 편안하게 잠을 청하다니, 상상으로도 황홀한 풍경. 더불어 2층에 위치한 침실에도 큰 창을 설치해 언제든지 자연 깊숙이 들어와 있는 듯한 휴식을 만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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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이동 침실
주방 앞으로 침실 큐브를 이동시킬 수 있는 크기의 전면창을 냈다. 두 개의 침실은 정말 자연 곁에서 잠을 청할 수 있도록 기획된 아이템이다.
04
자투리 사막형 땅 협소주택
15평짜리 땅에 지어진 14평 3층집
도시계획에 의해 잘려나간 도로로 생긴 경기도 과천의 자투리땅. 모퉁이가 뭉툭한 삼각형 대지는 15평에 불과했다. 수많은 발품 끝에 이 땅을 손에 넣은 건축주는 가족들을 위한 협소주택을 짓기로 결심한다. 젊은 나이니 넉넉지 않은 예산을 극복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 매끈하기보다는 투박한 거푸집으로 콘크리트 뼈대를 세우고, 내부는 최대한 마감재를 덜어내 치장에 욕심을 버렸다. 두 번째 과제는 계단실, 주차장, 방까지 각 실을 유기적으로 구성하고, 아이가 뛰놀 수 있는 공간과 마당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집의 부족한 면적은 다락과 발코니 확장으로 보충했고, 이 공간들은 가족이 함께 누리는 서재와 놀이터로 변신했다. 문이 없으니 가족의 소통은 더 좋아졌다는 이들. 작은 집이 선물한 큰 행복을 마음껏 누리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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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각을 그대로 살린 7.6평 바닥 주택
15평 땅에 주택의 바닥 면적은 불과 7.6평이다. 모퉁이가 잘려나간 삼각형 땅에 대지 모양을 반영해 집을 배치하고 날 선 각을 그대로 올려 세웠다. 노출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은 바탕의 거친 면을 그대로 두고, 잿빛 미장과 삼각형 창으로만 포인트를 주었다.